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아버지의 뜻과 소원과 목적을 언제 이루어야 하는 것일까? 그 시간이 바로 나그네의 시간이다. 우리의 존재는 하나님의 자녀이지만 우리의 생활양식은 나그네와 같다. 하늘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지만 땅위에 사는 우리는 땅에 발을 딛고 있는 하늘의 사람이다.
이 역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 존재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기 위해서 뜻과 소원과 목적을 이루려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이 땅에 모든 것을 걸고 사는 인생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영생이라는 생명이 있다. 성경에는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고 하는 역설의 세계가 있다. 이 역설의 세계가 신앙의 세계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천국을 이루면서 살아가야 하겠지만, 그 천국을 이루었는지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천국에 가면 세 번 놀란다고 한다. 내가 천국에 간 것에 대해 먼저 놀라고, 와야 할 사람들이 없어서 놀라고, 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지옥에 가야 할 사람이 와 있을 때 놀란다.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
하늘을 보고 있지만 땅에 있는 나그네의 삶을 어떤 두려움으로 지내야 할까? 아들이라는 존재로서 생명으로 살아야 하고, 자라나야 하고, 하나님과 하나 되어 살아가야 한다. 하나님과 하나 되어 산다는 것은 막연히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에서 무엇을 하고, 어떤 삶의 양식으로 살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천국을 이루고 산다는 것은 결국 인생의 시간에서 ‘다 이루는 것’이다. 하지만 다 이루신 예수님은 다 빼앗기신 분이었다. 일상의 시간과, 계획과, 사람들의 관계, 자신의 청춘도 다 빼앗기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다 이루었다고 고백하신다. 우리는 보통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그것을 이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신앙은 이룸을 일컬어 ‘다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룸은 주는 것이다. 이 역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신앙의 역설을 이해하려면 나그네의 인생과 신앙을 알아야 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나그네라고 말씀하신다. 히브리 사람이라는 말에는 ‘강을 건너자’라는 의미가 있다. 강을 건너는 사람이 나그네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이 찾아오셔서 말씀 하셨다.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라.” 나그네가 되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율법을 받은 모세도, 선지자의 선지자인 엘리야도 나그네다. 하나님을 추구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삶은 나그네의 삶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소원과 목적과 뜻을 이루는 첫 번째 발걸음은 나그네의 삶을 살아가기로 작정하는 것이다.
2020년 하나교회 주제설교
2. 두려움으로 지내라
벧전 1:13~17, 신 24:19~22
God bless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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